직지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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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살림

직지살림은 직지와 살림을 합친 말로서 한국 고전문학을 슬기틀에서 읽을 수 있도록 전산화 하는 일을 나타내는 낱말입니다. 이런 일이 세계에서 제일 오래된 금속 활자본 직지가 과거에 지닌 문화 역사적 뜻을 현재 상황에 맞게 더욱 계승 발전시켜 직지를 미래에도 계속해서 살려나가는 길이라고 믿습니다.

직지란?

직지(直指)“는 “똑바른 손가락”이라는 뜻입니다. 불가(佛家)에서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이라는 비유로, “진정한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을 나타내는데 쓰는 말입니다. 여기에서는 직지살림이 서 있는 발끝이라 할 수 있는, 인쇄물로서 “직지(直指)“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1.

직지란 무엇인가?

도를 깨친 옛 스님들이 남긴 말이나 수행 가운데 선(禪)을 수행하는 사람이나 스님들에게 가르침이 될만한 것들을 간추려 놓은 기록(인쇄물)을 나타내는 이름입니다.

직지의 본디 이름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인데, 이것을 풀어보면 백운화상(白雲和尙)이 베껴 적은(抄錄) 불가(佛家), 특히 선종의 스승들(佛祖)이 깨친 직지심체(直指心體) 알맹이들(要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줄여서 불조직지심체요절, 직지심체요절, 직지, 심요(心要)라고도 부릅니다. 흔히 부르는 ‘직지심경(直指心經)‘은 잘못 알려진 것으로 틀린 이름입니다. 직지는 불교 경전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직지를 펴낸 사람들

백운화상(법명은 경한(景閑))이 간추리고 묘덕(妙德)이라는 비구니가 책을 내는데 쓸 시주를 냈으며 석찬(釋璨), 달담(達湛) 같은 이들이 펴낸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직지를 펴낸 곳

직지는 목판본, 금속 활자본 따위로 펴냈는데 지금 남아 있는 금속 활자본은 고려 공민왕 21년(서기 1372년) 청주목 흥덕사에서 펴낸 것입니다. 지금 행정구역으로는 청주시 흥덕구 운천동이며 그 자리에 고인쇄박물관을 세웠습니다.

유네스크(UNESCO) 세계기록유산에 오른 직지

직지는 이제까지 남아 있는 금속활자인쇄본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세계기록문화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아직 남아 있는 직지

프랑스 파리에 있는 프랑스 국립도서관(Bibliotheque nationale de France)에 금속 활자본 직지 하(下)권이 남아있습니다. 1896년부터 1906년까지 10년 동안 프랑스 총영사 겸 서울주재 공사로 한국에 있던 Victor Collin de Plancy가 수집해 갔다고 하는 그 수집과정이나 절차는 알 수 없습니다.

직지 영인본

직지 영인본

직지살림이 이어가는 직지

“살림”은 무엇인가를 규모 있게 꾸려가는 것을 말합니다. 동시에 직지가 지닌 뜻을 시간 공간에 구애 받지 않고 계속해서 살린다는 뜻을 함께 담았습니다.

책 베껴 읽기

직지 본디 제목에 있는 베껴 적은(抄錄)이라는 낱말이 나타내는 행위는, 예나 지금이나 다른 사람이 과거에 쓴 글월을 통해서 내가 지금 그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이는 지적 작용으로, 아주 적극적인 책읽기입니다. 이처럼 자연스레 책을 통해 공부하는 일이 오늘날에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도 있는 것은 슬기틀에서 베껴 적은 글월을 담는 방식과 그 담는 곳간이 지닌 특수성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한 번 전산화하면 거의 무한 베끼기와 나눔이 가능하다는 특수성 말입니다. 이러한 특수성을 글을 베껴 적으며 책을 읽어 지식을 넓힐 뿐 아니라 전산화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검색, 연구, 영구 저장이라는 장점으로도 살리면서 동시에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자료접근권한 기능을 써야 합니다.

저는 직지살림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책을 베껴 적는 누리집이,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자신들이 지닌 알찬 생각을 책으로 써내는 누리집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금속활자로 찍어낸 직지가 이루고자 했던 뜻, 바로 지식과 정보가 온 누리에 퍼져 이 세상을 조금이라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 참 뜻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한글 사랑하기

저는 그 누구보다도 한글이 정말 우수한 말이요 글자라고 확신하고 있고, 그 글자가 만들어진 조선 시대와 금속활자가 처음 만들어져 직지를 책으로 찍어낸 고려 시대가 시기상 일치하지 않는 것을 몹시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으며, 한글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여러 이유로 한글을 활자로 하여 찍어낸 책이 많지 않았음을 참으로 슬프게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니 한글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겠고, 중국글자인 한자를 좀 멀리하고 싶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게다가 이제는 영어가 들어와서 옛 중국글자가 차지했던 자리를 밀어냈으니, 한글 입장에서 보면 또 한 번 큰 난리가 난 겁니다. 이렇게 뒤로 수 백 년을 살펴보고 앞으로 수 백 년을 내다보면, 한글을 아끼고 지키고 다듬는 것이 우리나라 대한민국을 지키는 일이 됩니다. 그러니, 미래를 생각하면 이제부터라도 한글만 쓰기로 해서 중국글자는 가능한 쓰지 말고, 좀 천천히 가더라도 최첨단이라고 밀려들어 오는 새로운 외국말들은 우리말로 바꾸는 노력을 해야 하겠고, 저는 직지살림이 그런 노력을 정리하는 글광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