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여성의 정조론(獨身女性의 貞操論)

삼천리 제7권, 제9호  (1935.10.01) ,

  • 나혜석(羅蕙錫)

「언니 연애편지 한 장 써주어.」

방금 직업부인(職業婦人)으로 잇는 K는 그 형(兄)되는 S에게 청(請)을 하러왓다. K는 S의 가장 사랑하는 아우이여서 이금 이런 엉석을 하러 오며 K가 약혼하고 신랑되는 Y와 지내는 로맨쓰1를 조석(朝夕)으로 형(兄)에게 이야기하면 S는 귀엽게 흥미잇게 잘 드러주는 중이엿다.

「얘 골치 아프다.」

「왜그래. 언니도 다 늙엇군.」

「늙기도 햇다만 심사나 나서..」

「왜 그래..」

K는 눈이 말말 해진다.

「안그러켓니. 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이니.」

「그러면 언니 청춘시절의 로맨쓰가 회억(回憶)된단 말삼이지.」

「그도 그러커니와 지금은 로맨스가 업는 줄 아니.」

「아이구 망칙해라. 다 늙은 이가.」

「그러게 걱정이란다.」

「그래. 언니도 지금 나처럼 애인이 보고 십허 애를 태고 밤잠을 못자도록 고민스러워요.」

「그거슨 청년(靑年)의 연애요. 중년(中年)의 연애는 다르지.」

「엇더케 달너. 언니.」

K는 밧작 대든다.

「그건 이 다음에 말해줄게.」

「지금 말해. 응 언니..」

「지금 네게는 필요치도 안코 쇠귀의 경익는 격으로 알아 듯지도 못할거시니 고만두자.」

「그러면 어서 편지 한 장 써주어.」

「Y에게 말이지.」

「그럼.」

「언제지.」

「내일 아침지.」

「이건 최대급행(最大急行)인걸.」

「전일(日前)에 Y에게서 온 편지. 언니 보앗지. 그 편지 답장말이야.」

「그러면 길게 써야겟네.」

「온 편지가 기니 가는 편지도 기러야지.」

「그런데 너도 늙지 아니해 망녕이다.」

「왜.」

「누가 연애편지를 대필(代筆)한다데.」

「그런줄 누가 모르나.」

「눈 고 구렁이에 빠지는 격이로군.」

「 골치 압흔 언니 이론이 나온다.」

「이론이 아니라 그러치 안으냐. 가슴에서 지글지글 는 피를 그 섬섬옥수로 써내 난 거시 소위 연애편지가 아니냐」

「누가 몰누나. 그런 거슬.」

「흥. 다 안단 말이지.」

「그럼.」

「내가 못하겟다면…」

「언니. 그러지 말고 이번만  하나 써주어.」

K는 형(兄)에게 매달녀 응석을 부린다.

「미천이 드러낫단 말이지.」

「그래. 우리 언니가 잘 알지. 인제 쓸 말이 업겟지.」

「그러리라. 쥐랑지만 한 학식(學識)으로.」

「그래. Y의 상대로 감당해 낼 수가 업서.」

「얘 Y의 편지 보니 다 된 사람이더라. 제법 인정미(人情味)와 인간애가 겸비한 사람이든데.」

「아마 그런가 보아 그러니 그대로 써 주어.」

『써 볼가.』

S는 마진 벽을 잠간 치어다보며 먹먹한다.

「아이고 조와라.」

「좀 어려운 주문인걸.」

「내게는 어려운 일이지만 언니는 쉬운 일이야.」

「그야 내 애인에게 쓴다면 쉽지만.」

「언니 애인에게 쓰든 기분으로 써.」

「그러다가 미처나게.」

「역시 언니는 열정가이여.」

「늙어도 열정은 그대로 남엇지.」

「그러게 말이야. 예술가이니.」

「너도 제법이로구나. 그런 거슬 다 알고.」

「언니도 샌님은 좀만 업수히 역인다나.」

「그러케 노헐 것이 아니야. 귀여워서 그러지.」

S는 K의 등을 두듸린다.

「그러면 언니 ヨロシクタノムヨ2.」

K는 날마다 가는 자기직업소(自己職業所) 병원으로 간다.

S는 K를 보내고 비스듬이 안저서 빙긋시 웃는다. 그는 지금 K와 Y가 과 갓흔 속삭임에 잇는 거시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그들의 일보일보(一步一步) 진행해 나갈 전도(前道)가 활동사진 필님3갓치 얼는얼는하게 지나가는 닭이엿다.

그러고 그들의 압길에 희비극(喜悲劇)이 다 잇슬 거슬 예상하며 한 막(幕)의 연극을 구경하는 감이 생긴 닭이다. S는 책상설합을 열고 편지지를 내노코 펜4을 드럿다.

경애(敬愛)하난 Y씨

벌서 봄인가? 아마도 봄이 왓나 봐요. 봄이 왓지요? 글세요. 봄이 왓습니다 그려. 아아, 발서 봄이로구나.

도회(都會)의 봄 농촌의 봄 듯한 봄 아람다운 봄 명제(鳴啼)의 봄 화전(花田)의 봄 피리의 봄 사람의 봄 금수(禽獸)의 봄 희(喜)의 봄 비(悲)의 봄 유천장제(柳川長堤)의 봄 화홍문(華虹門)의 봄 방화수류정(防花隨柳亭)의 봄 완전한 봄은 차자왓습니다 그려. 이 자연의 봄과 인생의 봄을 함 가진 우리 양인(兩人)은 얼마나 행복스러운가요. 가장 단순한 듯한 자연이 우리에게 가장 염증(厭症)을 아니 주난 거슬 보면 자연력(自然力)이란 그 내재력(內在力)이 풍부한 거신가 보아요.

나는 오날까지 천고만리불거두(天高萬里不擧頭)요. 지활천리불정족(地濶千里不定足)으로 엇전지 모르게 주위가 거북하엿섯습니다 마는 오날부터는 마음이 턱 노이고 힘이 제절노 나고 의지(依支)가 탁됨니다. 귀공(貴公)은 임의 인정미(人情味)와 인간애가 겸비하신 분이니 다 짐작이 게실줄 알며 나를 영원히 사랑하고 앳겨주실 줄 밋으며 내 성의가 다하도록 이거슬 밧고 품에 안고저 하나이다.

귀함(貴緘)을 재삼배독(再三拜讀)하오니 늣기는 바가 만습니다. 과연 그러심니다. 사람은 고생을 모루고는 남의 사정을 잘 알아줄 수 업나이다. 즉 맛잇는 사람이 될 수 업나이다. 공(公)은 밥도 굴머보고 나무도 하여보앗다구요. 그러기에 금일(今日)의 귀공(貴公)이 되엿습니다. 불급(不及)하나마나도 다소 고생을 하여왓습니다. 남을 알아줄 주는 모른다할 망정 남의 말을 알아 드를 줄은 아옵니다. 이 점으로 보아 우리의 압길은 행복을 보증할 만한 튼튼한 길인 줄 아옵나이다. 아모조록 잘 지도해 주십쇼

…운운(云云)

90춘광(春光)에 자라나는 K

그 잇흔날 아참에 K는 S에게 들녓다.

「언니 다 썻서.」

「다 썻다마는 그냥은 안될걸.」

농담 잘하는 S는  농담을 부친다.

「그럼 엇저라고.」

「연애편지를 누가 그냥 써 준담. 피와 의 결정인대.」

「 한턱을 내란 말이지.」

「여부지사가 잇나.」

「내 하지.」

「엇더케.」

「Y월급 타거든 절밥 먹으러 가.」

「그거 조흔 말이다.」

「인제 조건이 다 붓헛스니 편지를 주어.」

「얘. 역지로 내너라고 죽을 번 햇다. 쓸말이 잇나. 앳구진 봄타령이나 햇지.」

「어듸 봐.」

K는 편지를 들고 본다.

「대체 수다도스러워.」

「일 써주니까 공(功) 업는 소리나 하고.」

「아니야 아니야 언니. 능청스럽게 잘 썻서.」

「그러타면 모르거니와.」

「내 마음에 잇는 말을 다 썻는대. 대체 용해.」

「적어도 글노 늙은 난대 그러니.」

「그래 지금도 열정잇는 편지가 써지우.」

「그럼.」

「나도 그럴가.」

「그래서 엇쩌게.」

「왜?」

「고생스러우니 그러치.」

「자미(滋味)잇슬 걸. 아마.」

「신로심불로(身老心不老)이야 말노 예술적 기분을 맛보지 안는 사람이고는 맛볼 수 업는 거시야.」

「그러면 그런 사람은 행복이겟지.」

「마음 고생이 심하지.」

「언니. 중년(中年)의 연애는 엇대.」

「글세 고만두자니. 그래」

「말해. 응.」

「청춘의 사랑은 모닥불과 갓고 중년(中年)의 사랑은 겨불과 갓치 뭉긋시 타며 잘잠 다자고 하는 연애지.」

「ナルホト 그럴거시라.」 ヘルマン・ホト

「알아듯겟니.」

「그럼 못알아 들어.」

「그 편지를 오날 붓칠테냐.」

「그럼 サツソク 붓처야지. アリガトウ.」

K는 나간다.

춥지도 더웁지도 안은 봄날 화홍문(華虹門) 모범장(模範場)에는 벗이 흐므러지게 피인 날 오후 5시 그들의 사퇴후(辭退後) K와 Y를 태운 택시 한 대는 S의 집문 압헤 대엿다. K는 날사게 내려드러간다.

「언니 어서나와.」

마침 준비하고 잇든 S는 나왓다. Y는 문간(門間)에서 기다리고 섯다.

세 사람을 태인 택시는 봉영사(奉寧寺)로 다라낫다. 바람에 날녀오는 향긋한 풀냄새는 우울한 중에 잇든 S의 머리를 시원하게 하여주엇다. 택시는 삽시간에 성내(城內)에서 10리(里) 좀 못되는 봉영사(奉寧寺)마루턱에 대엿다. 세 사람은 칭칭대로 올나가 법당(法堂)을 구경하고 조용한 방을 택하야 드러가서 저녁밥을 식혓다. 미구(未久)에 밥은 다 되엿다. 표주박에 기름을 치고 튀각을 부서느코 고븨나물 도라지나물을 느코 두부전골국물을 치고 부볏다.

「참 맛잇다.」

K는 맛잇게 먹으며 말한다.

「만히 먹어라.」

「맛잇는데요.」

Y도 말한다.

「글세 맛잇사외다그려.」

밥갑을 치르고 나섯다.

날은 저물고 15야(夜) 명원(明月)은 중천(仲天)에 올낫다.

「우리 슬슬 거러가면서 이야기나 합세다.」

「참 기분이 조흔데요.」

Y는 만족해 하며 웃는다.

세 사람은 슬슬 것는다.

검은 솔나무 우에는 흰 달이 고 그림자는 얼는얼는하엿다. 에서는 쑥냄새가 뿜어 오른다.

「그러케 먼저 가지마쇼.」

「서양사람이 말하기를 동양사람은 동행(同行)하는 거슬 보면 어느 나라 사람인 거슬 안다고 그래.」

「엇더케요.」

압서가든 Y는 멈츳하며 뭇는다.

「나란이 서서 이야기하고 가는 거슬 보면 일본(日本)사람이구. 염염 서서 아모 말업시 가는 거슬 보면 중국(中國)사람이나 조선(朝鮮)사람이라고 그런다나요.」

「하하하 호호호.」

「언니 이야기 해.」

「그럴가. 우리 먼 길을 먼 줄 모르게 이야기나 하고 갈가.」

「찬성입니다.」

「저 이태리  화산고적(火山古蹟)에 가본즉 2000년 전 풍속(風俗) 중에 조고마한 호리병이 잇는대 초상이 나면 사람을 데려다 울녓는대 그 눈물을 호리병에 바다서 갑슬 주엇다나.」

「아이구머니나 우수워라」 K는 대고 웃는다.

「그러고 어느 곳에는 벽화 한 조각이 남앗는대 그거슨 겅을 해덥고 남자만 보이난 거슬 나는 그림 그리는 사람이라 하고 보니 남자생식기(男子生殖器)를 저울노 다는 거시 잇겟지.」

「그건 다러 무얼해.」 K는 웃는다.

「중량을 보는 거시겟지」 Y는 무슨 의미를 포함함인지 태연히 이런 말을 한다.

「그 風俗이란 극도로 사치하고 음탕해서 식당엔 鳥類畵 舞踏室엔 女神畵 寢室엔 春畵, 幼兒室엔 自由畵가 그려잇고 四方碧色을 黑色으로만 된 방 眞紅色으로만 된 방 眞錄色으로만 된 방이 잇겟지.」

「는 넘어 사치하고 음탕해서 神罰이 내렷다는 곳 아니야요.」

상식을 가진 Y는 말한다.

「그나 그이오. 露馬全盛時代는 연회석상에서 음식을 먹고 손구락을 느어 토하고  먹고  먹고 하엿다오.」

「어머니나.」 K는 작 놀난다.

「佛蘭西 巴里古風博物舘에는 유명한 여자의 腰帶라는 거시 잇는대 옛날에 남편이 出戰할 동안 여자가 엇지 행위가 부정한지 出戰할  여자의 陰部에 허리를 해어 오줌 눌 만치만 하고 잠을쇠로 장그고 열쇠를 가지고 갓대.」

「어머니나. 저를 엇재. 망칙해라. 별 風俗이 다 만쿤.」

「일일히 이야기 할냐면 별별 風俗이 다 만치.」

「그러켓지요. 문명과 역사가 오랜이 만치 별별 風俗이 다 만켓지요.」

Y는 말한다.

「얘 K야.」

「네.」

「너 방귀 봣니.」

「방귀를 엇더케 봐.」

「그걸 못봣담.」

Y는 빙그시 우수며 말한다.

「아주 아는 체 하너라고.」

「그럼 몰나.」

「그럼 말해봐.」

「당신이 먼저 말해야지.」

「아니 보앗다는 당신이 먼저 말해야지.」

K와 Y는 몸을 슬적이고 등을 치고 살을 꼬집고 한참 滋味잇게 논다. 이 문제를 提供한 S는 겻눈으로 슬적슬적보며 빙그시 우슬름이다. 다 각각 그림자를 고 어슬넝 어슬넝 소나무 사이로 희여젓다 검어젓다하며 城內을 향하야 속삭이며 것는 세 사람은 적이 한가스럽고 滋味스러웟다.

「약긴  약어.」

「왜.」

「못보앗다긴 실타니 남더러 말하라구 그러지.」

「그러케 서로 미룰 거시 아니라 장긔을 해」

「그래 그러케 해.」

「장긔 아이고 다세.」

「그러치 남자가 지난 법이지.」

「이건 쫄닥 망햇네.」

어서 말해 어서 K는 Y를 집는다.

「아야…입대 다가 말하기 좀 싱거운걸.」

「안하고 견듸나.」

「그럼 하지.」

「어서 말해.」 K는 Y의 억게를 집는다」

「이거 재수업스라고 남의 억개는 왜 집허.」

「어서 말해.」

「당신 목용통에 드러안저 방귀 한자루 여보 엇덥뎃가.」

「올치올치 그래그래 보글보글 올나오지.」

「하하하하 호호호호.」

「엇데. 그걸 몰나.」

「인제 알앗서.」

세 사람은 허리를 잡고 데굴데굴 굴는다. 잠간 묵묵하엿다가 화제는 인생관으로 드러섯다.

「결혼식은 언제하시려오.」

S는 어룬답게 뭇는다.

「지금 이때가 제일 행복스러워요. 約婚期가 느지면 느질수록 인생의 맛을 더아니까요.」

「그러나 결혼이 인생의 전체가 아니니 공연히 Y씨나 K가 ウカウカ할 필요업시 속히 식을 擧하야 마음을 안착하난 거시 조켓지요.」

「왜 그럴 필요가 잇슬가요.」

「염증이 나기 쉬우니까 그러치요. 즉 결점이 보이기 전에 결정을 지우는 거시 조켓지요.」

「결혼 후에 염증이 생기면 더 위험하지 아니해요.」

「결혼 전이나 결혼 후나 언제든지 누구든지 한번은 염증이 나는 거시지요.」

「왜 그래요.」

「사랑이나 존경이나 동정이 아는 동안 이오. 알어지면 식어지고 결점이 보이니요. 마치 寒暖計의 水銀이 100度지 올나갓다가 0度로 심하면 零下지 내려가드시.」

「그럴가요.」

「아무렴요. 그러치요. 사람의 정이 한이 업는 거시 아니라 한이 잇는 거시야요. 그 高低가 다시 深厚로 리를 박어야지.」

「그럴듯도 합니다마는 다 사람에게 달녓슬 터이지요.」

「사람은 通性이란 거시 잇스니요.」

「그러면 엇더케 살면 잘 살겟습니.」

Y는 자못 흥미잇게 지금까지 혼자서  궁리하든 本問題로 드러슨다.

「그러니 말이야요. 이러케 생명이 른 소위 사랑에 속어 자기몸을 음치고 수 업시 맨드는 자가 그 얼마나 만흔가요.」

「결국 인생은 평범히 되난 거시 목적이니요.」

「그야 그러치요마는 그 평범하게 되기 전에 생명을 좀더 늘닐 수가 잇스니요.」

「엇더케요.」

「사랑을 標語로 결혼해서 자식나코 버러 먹이너라고 남편의 비위 맛치기에 애써 얽매여 사다가 죽는 것 아니요. 이거시 所調 평범이지요.」

「그럼 무슨  方針이 잇나요. 인생의 목적은 生殖인대요.」

「그러치요. 결국 그런 목록을 다 각각 밟겟지만 속히 밟을 필요가 업고 사회제도도 그 만치는 자유로이 되어 잇스니요.」

「무슨 말삼인지 잘 모르겟서요.」

「다시 말하면 남녀간에 春期發動期가 되면 부모의 사랑이나 親舊의 사랑만으로는 만족치 못하고 異性을 그리워하며 애태워 사랑의 미명하에 일즉이 자기 몸을 구속하야 20이나 30미만에 음치고  수 업는 地獄.에 빠지고 마는 것 아님니.」

「네. 그러치요.」

「그러는 것보다 자기가 먼저 무엇으로 번민하고 고통하는 거슬 생각하야 그것만 해결해 가지고 구속된 생활을 좀더 늘닐 필요가 잇지요.」

「아마 대개는 性慾方面으로 苦悶할 걸이요.」

「그러니 그거슨 독신자를 위하야 사회제도가 임의 設施되지 아니햇서요.」

「遊廓말삼이지요.」

「그러치요. 妻子의 생활을 능히 보장할 수 잇슬 까지 獨身生活을 하며 遊廓에 출입할 거시지요.」

「花柳病도 무섭거니와 사람이 지절치 안케되니요.」

그거슨 상당히 조심하면 될거시오. 그러기에 한곳을 늘 다니는 것보다 다른 곳을 다니라고 어느 청년에게 말한 적이 잇습니다.」

「그러키는 그래요. 性慾 한가지로 인하야 일즉이 자기 몸을 구속할 필요가 업슬 것 갓해요.」

「절대로 그럴 필요가 업지요. 그러기에 女子公娼만 필요한 거시 아니라 男子公娼도 필요해요.」

「巴里는 男子遊廓이 잇다면서요.」

(巴里도 잇거니와 大阪에 잇서 노처녀 군인부인 과부들이 출입을 한단 말을 實談으로 드른 일이 잇는데요.」

「그러면 정조관념이 업지 아니해요.」

「정조관념을 직히기 위하야 신경쇠약에 드러 히스테리가 되난 것보다 돈을 주고 性慾을 풀고 명랑한 기분으로 사러가는 거시 아마 현대인의 사교상으로도 필요할 걸이오.」

「차차 그러케 될 거십니다.」

「그러기에 人文이 발달해 질수록 독신자가 만히 나고 性慾解決만 진다면 가정이 필요업시 될 수 잇는대로 獨身時期를 늘니게 하는 거시지요.」

「그러면 정신적 위안은 어듸서 엇어요.」

「생활전선에 나선 그들에게는 그런 孤寂을 늣길 새가 업고 자기일이 정신적 위안이 되고 마니요.」

「일에 권태가 생길 는요.」

「그만 일이야 克己할 수밧게 업겟지요.」

「그러케 독신생활을 계속할 수 잇슬가요.」

「그러기에 독신생활을 장려하난 거시 아니라 독신으로 지낼 수 잇슬 때까지 잇는 거시 조켓단 말이지요.」

「닥하면 사람을 버릴 수가 업슬가요.」

「그러치 안으면 사람은 언제 버리든지 버리는 것 아닌가요.」

「그야 그러치만 어려운 문제지요.」

「골치 압흐니 고만 둡세다.」

「그러면 엇더케 하면 평화스러운 가정을 일울 수가 잇슬가요.」

Y는 장차 마지할 新家庭에 대한 이상이 크고 만타. 그러나 임의 경험이 만흔 S의 의견이 듯고 십헛든 터이다.

西洋格言에 화평한 가정을 일우랴면

「남편은 안해를 으로 보고 안해는 핀 거슬 자각하여야 한다고」하엿서요.

「ナルホト 그럴 듯 한대요.」

西洋사람의 스윗홈이 결코 그 남편이나 안해에 힘으로만 된 거시 아니라 男女交際의 자유에 잇습니다. 한 남편이나 한 안해가 날마다 朝夕으로 대면하니 실증이 나기 쉽습니다. 그러기 전에 同夫人을 해가지고 나가서 남편은 다른 집 안해 안해는 다른 집 남편과 춤을 추든지 대화를 하든지 하면 기분이 새로워집니다. 그러기에 어느 좌석에 가든지 자기 부부리 춤을 추든지 대화를 하난 거슨 실례가 되난 거십니다.」

「그럴 듯도 합니다.」

「그럴 것 아니야요. 밧게 나가서 새로운 기분을 收入해가지고 집에 드러와 그 기분을 이용하니 스윗홈이 안될 수 잇서요.」

「朝鮮에도 차차 그러케 되겟지요.」

(Take long time이지요)

남편은 복잡한 사회에서 쓴맛 단맛 다 보고 안해는 좁은 가정속에서 날마다 갓흔 일노만 되푸리하고 잇서 안해는 남편의 感情循環을 이해치 못하고 남편은 안해의 감정을 이해치 못하야 어듸지 로로 나니 그 가정은 무미건조할 거시요. 권태가 생길 거시겟지요.」

「참 그래요.」

「그러기에 연애결혼만 해도 처음은 여자에게 무엇이 잇슬 듯 하야 호기심을 두든 거시 未久에 그 밋치 듸려다 보이고 여자는 고대로 말너 붓고 남자는 不絶이 社會訓練을 밧아 성장해 나가니 그 결과는 엇더케 되겟습니가. 서로 물그럼이 말그럼이 처다보게 되고 권태가 생기지요.」

「그러면 남자가 여자보다 早達하는 모양이지요.」

「그러치요. 여자는 生殖的으로 早達하고 남자는 智識的으로 早達하난 거시지요. 그러기에 智識的으로 보면 남자 25, 6세와 여자 3, 40세가 상대가 되난 거시야요.」

「그럴가요.」

그러면 남자 30세에 여자 40세로 상대를 하야 결혼을 한다면 이상적 가정을 일울 거시겟구먼요.」

「그야 그러타고 할 수 잇겟지만 여자의 겐美의 조건이 잇스니 그러케지 초월하게 생각할 남자가 업겟지요.」

「문예부흥기 才畵家 「라아엘」이든지 19세기 天才畵家 「루노아루」 갓흔 사람은 中年婦人을 찬미하야 中年婦人裸體만 그리지 아니햇서요.」

Y는 기왕 어느 화가에게 드럿든 말을 한다.

「알고 보면 남녀간에 청년의 美보다 圓熟한 中年의 美가 더 조흔 거시야요.」

「그러면 朝鮮家庭으론 엇더케 해야 평화한 가정을 일울 거실가요.」

「그러니 말이야요. 남녀평등이라 하지만 남녀평등으로 생각하기 문에 불평을 갓는 수가 만흐니요. 남편은 안해보다 우월감을 가지고 부득이한 일 外에는 자기 혼자 처리하난 거시 오히려 불평이 업는 거시야요. 그 例로 新家庭에 충돌이 만코 舊家庭에 평화가 유지하는 거슬 보면 알 것이 아니야요.」

「K씨 잘 드러두어요.」

Y는 엽헤서 가는 K의 억개를 툭 친다.

「조막손이는 말 못하겟네.」

K는 톡 쏜다.

「내 을 이러케 못 알아주지.」

「모를 리가 잇나. 응석이지.」

S는 조왓다 실엿다하는 Y와 K의 심리를 속으로 짐작하며 中裁를 한다.

「그러면 엇줍 안케 新女性을 取하는 것보다 舊女性을 取하난 거시 낫지 안을가요.」

「그래도 아는 것 밧게 잇나요. 우월한 남자하기에 달녓지요.」

「Y씨 잘 드러두시오.」

K는 Y의 억개를 툭친다.

「조막손이는 말 못하겟네. 이건 당장에 오금을 주네 그려.」

하하하하 호호호호

「잘들 논다. 조흔 다.」

S는 어룬답게 말한다.

「滋味잇서 보여요.」

Y는 S를 듸려다 보며 말한다.

「그러면요.」

「무얼 언니는 우리 때에 엇더케 지낸 언니라고.」

「너 엇더케 그러케 잘 아니.」

「그걸 모를가.」

「참 S씨의 歷史나 좀 들녀주실 거슬 그랫습니다.」

「그짓 신신치 안은 지난 일을 말하난 것보다 장차 도라올 일이나 말하는 것이 좃치요.」

「참 유익된 말슴 만히 드럿습니다.」

Y는 새삼스럽게 禮를 차린다. S도 라서 禮를 아니 차릴 수 업섯다.

「건방지게 무어슬 아는 체 해서 안됏소이다마는 내 은 다소간 다른 점이 잇서서요.」

「그런 줄 압니다.」

길고 긴 新長路는 어느듯 東門에 다다랏다. 廢墟가 다 된 東門은 옛성을 직히고 잇서 달아래 흔들니는 굽은 소나무 소리를 드르며 즐비한 草家들을 거나리고 雄狀이 서 잇다.

「어머니나 발서 東門일세.」

K는 탁닥치는 東門을 보며 작 놀나 말한다.

「좀더 멀엇스면 조켓지? K씨.」

Y의 흥분된 얼골이 달빗에 얼는 보엿다.

「글세 집이 갓가워 젓고나.」

S는 쓸쓸한 자기방이 머리에 올낫다.

오날 하로도 다 갓다. 인생은 刻刻으로 시간중에 숨어간다. 지난 기억은 새로운 사실 압헤 그 姿體를 숨기고 잇다. 40생애를 때에 흐르는 우에 냉겨 노앗스나 과거의 S는 현재의 S로부터 연기와 갓치 사려지난 거슬 다랏다.

느진 봄 저녁 공기는 자못 선선함을 늣겻다. 東門을 드러스니 놉히 보이는 練武臺는 옛 활쏘든 터를 남겨두고 사이로 흰 하눌이 보이는 기둥만 몃 개 달빗에 빗최여 보인다. 그 엽흐로 자동차길을 맨드러 논 거슨 과연 戀人同志 Y와 K의 발자최를 기다리고 잇다.

그 길을 굽혀 휘돌아 나서니 나타나는 것이 달빗헤 희게 벗이 흠으러지게 피여잇다.

사이로 防花隨柳亭 華虹門이 보인다. 거긔에는 사람들의 점심 찍그레기로 냉겨논 신문지 조각이 바람에 날니고 잇슬  인적은 고요하다. 세 사람은 잠간 머물너 도라갓다.

는 밤 11시다. 각각 처소에서 곤한 잠이 드럿슬  Y와 K의 영혼은 왓다갓다한다.

은 지더라도  새로운 봄이 올 터이지. 그것이 기다리는 不可思議가 아니라고 누가 말을할가 그날을 기다린다. 그날을 기다린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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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

  1. 직지 주: romance – 1. a feeling of excitement and mystery associated with love. 2. a quality or feeling of mystery, excitement, and remoteness from everyday life. 즉, 사랑을 할 때 느끼는 격력할 감정이다
  2. 직지 주: 왜 ‘잘 부탁합니다”에 해당하는 이 표현을 히라가나가 아닌 가타카나로 썼는지 알 수 없다. ヨロシク 를 검색하면  よろしく1. 적당히; 적절히(‘よろしい’의 連用形에서). 2. 잘[좋도록] 부탁합니다(‘よろしく願います’의 준말). 3. ~에게 잘[안부] 전해 주십시오; 말씀 잘 드려 주십시오(‘よろしくお伝つ… 뜻을 알려준다.
  3. 직지 주: 영어단어 film를 한글로 표현했다.
  4. 직지 주: 영어단어 pen을  한글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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